한양대 기계과는 `이공계 CEO 사관학교`

입력: 2011-05-19

1000대 기업 CEO 출신大 학과 살펴보니…서울대 약학·화학공학과 제치고 1위

한양대 기계공학과 동문 모임인 '한기회'의 연말 모임 때는 검은색 고급 세단이 줄줄이 들어선다. 이곳 출신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63학번)을 비롯 신영주 한라공조 회장과 변정수 만도 부회장(64학번 동기),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65학번),이창렬 삼성사회봉사단장(70학번),심재설 LS엠트론 사장(73학번) 등이 모두 한기회 멤버들이다. 19일 기업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의 이공계 전공 CEO들의 출신대학 · 학과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CEO를 배출한 학과는 한양대 기계공학과였다. 지난해 말 매출 기준 국내 1000대 기업 CEO 중 이공계 출신은 462명이었으며,이 중 19명이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이어 제약회사에 많이 포진해 있는 서울대 약학과가 18명으로 2위였으며,서울대 화학공학과(14명) · 기계공학과(13명) · 전자공학과(11명) 등의 순이었다. 출신 대학으로만 따지면 서울대가 136명으로 가장 많았고,한양대(70명),고려대(38명),연세대(32명),성균관대(21명),경북대 · 인하대(16명씩) 등이 뒤를 이었다.

이공계 CEO 사관학교인 한양대 기계공학과 출신 CEO들은 대부분 1960~197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박윤소 NK 회장이 61학번으로 현직 CEO 중 최고령이고,김쌍수 사장은 1945년생으로 신영주 회장과 나이는 같지만 학번이 빨라 동문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CEO들도 많다. 서창명 평화산업 사장(63학번)과 한라공조 신 회장,만도 변 부회장도 동문이다. 조성학 영풍정밀 사장(71학번),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75학번),손일호 부국철강 사장(75학번)등은 70년대 학번이다. 한양대 기계공학과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관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1960~1970년대 한양대 공대엔 서울대에 버금갈 만한 인재들이 많이 몰렸다"며 "학문 풍토도 실용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의 출발이 동아공과학원이었을 만큼 한양대 설립자인 고(故) 김연준 이사장은 공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전자현미경,엑스레이 분석기 등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들여왔고,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컴퓨터룸이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곳도 한양대 공대였다. 교수진도 막강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한양대에는 미국 등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학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